"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노숙인 무료급식소에 '벤츠' 타고 온 모녀 (사진)

기사와무관한사진/클립아트코리아

외제차 벤츠를 타고 온 모녀가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급식을 받아가려 한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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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글을 게재했다.

김하종 신부 sns

김 신부는 "흰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왔다.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며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셔서 여기 오시면 안 된다.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이하 기사와무관한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런데 오히려 아주머니가 자신에게 짜증을 내며 "이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왜 막으세요?’"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당시 김 신부는 아주머니에게 "안 된다.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이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한다"고 설명했으나, 아주머니는 계속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이들이 결국 도시락을 받아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다"며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었다"고 속상한 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 신부는 "그러나 요즘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 일을 통해 봤기 때문에 속상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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